“포기?! 난 그런거 몰라. 세상에 안 되는 건 없으니께"
요즘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유명세를 타고 있는 차사순 할머니(68)는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폈습니다. 그토록 염원하던 운전면허 시험의 첫번째 관문인 필기시험을 합격했기 때문이지요. 고희를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불굴의 의지로 운전면허 필기시험에 당당히 합격한 할머니는 요즘 주변 사람들로부터 많은 존경과 부러움을 받고 있습니다.
완주군 소양면에 살고 계신 차사순 할머니는 운전면허 필기(학과)시험을 949차례나 떨어졌지만 면허증을 따겠다는 투지를 불살라 드디어 950번째로 도전한 2종 보통 필기시험에서 정확히 커트라인인 60점을 받아 합격의 기쁨을 맛봤습니다. 무려 950번만에 말입니다. 말이 950번이지 할머니가 필기 합격을 위해 공들인 시간은 무려 5년에 달합니다. 그야말로 대업을 달성한 것이지요.
할머니가 처음 운전면허 필기시험에 도전했던 것은 2005년 4월 13일. 첫 필기시험을 시작으로 계속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결과 이뤄낸 것입니다. 이는 전북면허시험장에서도 학과시험을 보기위해 950회 응시를 한 횟수가 시험장이 문을 연 뒤 최다라고 하니 얼마나 대단한 기록인지 모릅니다.
“요즘에야 5년이 걸렸다는걸 실감하지 당시에는 그저 필기에 합격을 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라 힘들단 생각도 못했어요. 시간이 그렇게 흐른 지도 몰랐고요.”
전주 중앙시장 어귀에서 푸성귀를 파는 차 할머니는 집과 시장을 다니기 위해 운전면허가 꼭 필요합니다. 그래서 환갑이 넘은 나이에 면허시험에 도전했습니다. 남들보다 늦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그만큼 더 많이 공부해야하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 독하게 마음먹고, 더 독하게 공부했습니다.
“주말이랑 국경일 빼고 매일 시험을 치러 갔어요. 우리 집에서 시험장까지 가려면 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타야 돼서 반나절 이상을 소비해버리지만 그래도 꾸준히 갔어요”
계산해보니 합격을 위해들인 인지대(1회 8000원)만 500만원이 넘고, 시험장을 오가는 교통비와 식비 등을 합치면 필기시험 통과에 1000만원이 넘는 돈이 들었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필기시험 합격이 더 기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 시험에 떨어질때는 그러려니 했지만 탈락 횟수가 많아지니 힘들기도 했습니다. 매번 합격선인 60점을 넘지 못하고30~50점에 머물렀던 것이죠. 그러나 할머니는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자꾸 떨어지다 보니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지금까지 내가 들인 시간과 노력이 아까워 포기할 수 없었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잘 하라고 응원해준 사람들한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라도 합격을 해야겠다 싶었죠”
집에 있는 날엔 2번이고 3번이고 계속 책을 봤고, 일 끝나고 밤에도 책 보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밤에 잠을 못 이루기도 일쑤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11월 4일. 할머니의 5년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입니다. 드디어 필기시험 합격선인 60점을 맞아 할머니가 합격을 한 것이죠. 운전면허시험장 사람들은 기쁨의 박수를 쳐주고 만세를 불러줬다고 하니 그 기쁨의 크기가 얼마나 컸을지 대략 짐작이 갑니다.
“엄마 합격했다고 우리 아들, 딸한테 얘기 하니까 정말 좋아하더군요. 그동안 엄마 애쓰셨는데 그 노력이 헛되지 않아서 다행이라면서. 제가 자랑스럽다고까지 했어요. 사실, 지금도 내가 시험에 합격한 게 잘 믿기진 않아요. 근데 기능 연습을 하고 있으니까 합격한 거 맞죠?”
요즘 차 할머니는 기능시험을 위해 운전학원에서 매일 2시간씩 운전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막 배워서 그런지 몰라도 재밌어요. 내가 운전을 한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요.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하니깐 특별히 힘든 점도 없어요”
포기를 모르고 끈기와 오기로 원하던 운전면허 필기를 합격한 할머니는 기능시험도 될 때까지 해보고 싶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운전면허를 따서 차를 몰고 다니며 장사하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구요. 멋진 자가용을 타고 운전하는 베스트 드라이버가 되실 차 할머니의 도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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